크리스 반 툴레의 '초가공식품: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되다' 책 리뷰
툴레 박사의 충격적인 자가 실험 결과
크리스 반 툴레 박사는 초가공식품이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알아보기 위해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한 달간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하루 섭취 칼로리의 80%를 초가공식품으로 채웠습니다.
체중 증가
단 한 달 만에 6kg 증가
랩틴 수치
식욕 억제 호르몬 수치가 5배 증가
염증 수치
염증 마커가 2배 증가
뇌 구조 변화
MRI 검사 결과 뇌 영역 간 연결이 변화
행동 변화
더 많은 음식을 먹도록 체질이 변화
이 모든 변화가 고작 한 달 만에 일어났습니다.
초가공식품이란 무엇인가?
초가공식품은 여러 차례의 가공 과정을 거친 식품을 의미합니다. 세계적인 공중보건 영양학자인 브라질 상파울로 대학의 카를로스 몬테이루 교수는 '노바(NOVA) 체계'를 통해 식품을 네 가지 그룹으로 분류했는데, 이 중 제4군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초가공식품입니다.
노바(NOVA) 분류 체계
초가공식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긴 유통 기한을 가진 제품
- 인공적인 향과 맛을 첨가
- 대규모 산업 설비에서 생산
- 식품에서 추출한 유지, 지방, 설탕, 전분, 단백질 등 사용
- 수소화 지방, 변성 전분 같은 파생 성분 포함
- 향미증진제, 색소, 첨가물 등 함유
우리 주변의 초가공식품 예시
스낵 & 과자류
쿠키, 초콜릿, 캔디
음료류
탄산음료, 가당 주스
가공육
소시지, 너겟, 햄
패스트푸드
냉동 피자, 햄버거
빵류
포장된 빵, 페이스트리
시리얼
아침 시리얼, 시리얼 바
식사 대용품
분유, 쉐이크
인스턴트 식품
컵라면, 즉석 조리식품
💡 식품 구별 팁
슈퍼마켓에서 바깥쪽(외곽)에 위치한 채소, 과일, 정육, 유제품 등은 대체로 덜 가공된 식품입니다. 반면 매장 중앙 통로에 있는 상온 보관 제품들은 대부분 초가공식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식품 성분표를 확인했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성분이 많거나, 합성 기름(hydrogenated oils)이 포함되어 있다면 초가공식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정크 푸드와도 구별됩니다. 정크 푸드가 열량은 높고 영양가는 낮은 식품을 의미한다면, 초가공식품은 가공 정도에 초점을 맞춘 개념입니다.
초가공식품이 몸에 나쁜 이유
1. 소화가 너무 빠르고 쉬움
초가공식품은 대체로 부드럽고 소화가 쉬운 음식들입니다. 저자는 이런 음식들을 "미리 씹어서 나온 음식"이라고 표현합니다. 대부분 입 안에서 금방 녹아 곤죽처럼 되며, 위장을 빠르게 통과하고 소장에서 금세 분해됩니다.
🕒 포만감 지연 문제
우리 몸에는 식욕을 조절해주는 렙틴 호르몬이 있는데, 이 호르몬이 분비되는 데는 약 10-15분이 걸립니다. 초가공식품은 이 시간 내에 대량으로 섭취될 수 있어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과식하게 됩니다.
2. 영양소 결핍과 과잉 칼로리
초가공식품은 일반적으로:
- 건조하고 지방과 당분 함량이 높음
- 식이섬유 함량이 매우 낮음
- 칼로리 밀도가 지나치게 높음
- 미량 영양소가 결핍된 경우가 많음
이로 인해 실질적인 영양소는 부족한 채 칼로리만 많이 섭취하게 되어 영양 결핍과 과식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중독성과 과식 유발
초가공식품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중독성이 있습니다:
인위적인 맛 강화
인공 조미료, 향미 증진제, 첨가 당 등으로 자연 식품보다 훨씬 강한 맛 자극
뇌 보상 체계 영향
MRI 검사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는 음식 섭취 보상 경로를 변화시킴
식욕 조절 방해
랩틴 저항성 발생으로 더 많은 음식을 먹도록 체질이 변화
4. 장내 미생물 교란과 염증 발생
초가공식품에 포함된 유화제, 방부제, 변성전분, 기타 첨가물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을 손상시켜 염증성 세균이 번성하고 장누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자의 실험에서 한 달 만에 염증 수치가 두 배로 증가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5. 다양한 질병 위험 증가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섭취는 다음과 같은 질병 위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 전체 원인 사망률 증가
-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 유방암 등 암 발생률 증가
- 제2형 당뇨병 발생 증가
- 고혈압 위험 증가
- 지방간 발생 위험 증가
- 염증성 장질환 악화
- 우울증 악화
- 혈중 지질 구성 악화
- 노화 가속화
- 과민성 대장 증후군
- 치매 위험 증가
이렇듯 초가공식품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질병과 노화 과정, 그리고 사망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신체 발달에 미치는 영향
턱과 치아 발달 문제
초가공식품은 대부분 부드럽고 씹을 필요가 적어 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12세 아동의 1/3 정도가 턱의 크기가 작아 교정 치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 연구 사례
그리스의 한 연구에서 아동들에게 하루 두 시간씩 딱딱한 레진 껌을 씹게 했더니, 연구 종료 시 껌을 씹은 아동들은 무는 힘이 더 강해졌을 뿐 아니라 턱뼈와 광대뼈의 길이도 유의미하게 길어져 있었습니다.
씹기 쉽고 빨리 삼킬 수 있는 초가공식품(예: 우유에 불린 시리얼)은 아이들의 치아, 치열, 그리고 턱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신체 구조의 세대간 변화
식습관 변화는 세대를 거치며 신체 구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호주 원주민 중 1950년대에 현대식 식생활로 전환된 사람들은 불과 100년 전 선조들보다 턱뼈의 크기가 현저히 작아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가 아니라 호흡, 수면 패턴, 얼굴 구조 등에 영향을 미쳐 건강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의사 정희원의 개인 경험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전공의 시절, 병원 당직실에서는 캔커피, 컵라면, 콜라 등을 주로 섭취했습니다. 병원 식당에 가서 15분 정도 밥을 먹고 올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빴기 때문에 아침, 점심, 저녁을 컵라면으로 때우는 일이 많았습니다.
섭취한 음식
컵라면, 캔커피, 탄산음료 등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단
신체 변화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는 나오는 현상 발생, 한 달에 체중 1kg 증가, 벨트 구멍이 한 칸씩 후퇴
정신적 증상
컵라면 섭취 후 1시간 뒤 머리에 구름이 낀 느낌, 2시간 뒤 식욕 폭발
개선 후 변화
렌틸콩 통조림, 구운 계란 등으로 식단 변경 → 몇 달 만에 체형 정상화, 하프 마라톤 최고 기록 달성할 정도로 체력 회복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통해 초가공식품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초가공식품은 빠른 혈당 변동을 초래하고,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면서 인지 저하, 우울감,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등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사회적 문제와 해결책
개인의 선택을 넘어선 문제
초가공식품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금융화된 식품 시스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초가공식품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계속 생산되고 있습니다:
- 재료비가 저렴함
- 소비자들이 많이 섭취하게 됨
- 기업 이익을 극대화함
- 대규모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림
성공적인 정책 사례: 칠레
칠레의 식품 정책 개혁
칠레는 전 세계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성인의 3분의 2가 과체중이나 비만이며, 6세 아동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이나 비만입니다.
주요 정책
- 마케팅 제한
- 검은색 팔각형 경고 라벨 의무화
- 학교 급식에서 고위험 식품 제외
- 세금 부과
정책 효과
- 아이들이 부모에게 해당 제품을 사달라고 조르는 경우 감소
- 소비자의 식품 선택 변화
- 식품 업계의 제품 재구성 유도
이러한 성공 사례는 식품 업계와 독립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할 때 가능했습니다. 정책 입안자들이 규제 대상인 식품 업계와 협력 관계(즉, 금전적 이해관계)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정책을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제안
"초가공식품을 먹지 말라고 말하기보다는 당신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이 있고, 당신이 그런 선택을 내릴 자유가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결론: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된 우리
초가공식품은 빠른 혈당 변동을 초래하고,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면서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일으킵니다. 장기적으로는 뇌의 구조를 바꾸어 더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만듭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초가공식품으로 점철될수록 생활 습관이 악화되고, 삶의 활력을 잃게 되며,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악순환은 우리가 무엇을 먹고 즐겨야 하는지에 대한 지향점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여 끊을 수 있습니다.
책 제목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면
"초가공식품: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되다"
"음식이 아닌 음식"을 먹는 우리는 과연 무엇이 될까요? 진정한 음식으로 돌아가 건강한 삶을 되찾는 것, 그것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2025.02.14 - [건강] - 초가공식품, 과연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초가공식품, 과연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1. 초가공식품이란 무엇일까?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즉석식품, 가공육, 탄산음료, 과자류 등을 ‘초가공식품’이라고 부릅니다. 슈퍼마켓 중앙 진열대를 채우고 있는 대부분의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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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되다
저자: 크리스 반 툴레킨
출판: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저자 소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병원의 전염병 전문의, 의학 연구위원의 임상 연구원
수상 경력: 과도한 항생제 의존을 다룬 BBC 방송 '약을 포기한 의사'와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이고 있는가'로 영국 아카데미상 두 번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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